살아가는데..

[스크랩] 우리 실버인생 제 2막

東江 2013. 1. 22. 13:24

여의도사랑
 
 
우리 실버인생 제 2막
 
 
생활습관,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몰라보게
오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생도 1막, 아니 2막으로 구분 하여 사는것이
옳은 것은 아닐 런지.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인생이 젊었을 때 황금기인 퇴직 전을 인생의 1막이라고 한다면
퇴직 후를 인생의 2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해 봅니다.
 
인생의 1막이
눈 깜작 할 사이 내려 쪼이는 햇빛에 눈 녹듯 스르르 녹아버리고
이제 우리 인생의 2막이
따듯한 아랫목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퇴직 후 1-2년은 그럭저럭 지낼 수가 있었습니다.
허나 1-2년의 세월을 허송세월로 지나다 보니
몸과 마음도 점점 지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생이 시들어 가는 것도 잠깐 입디다.
집 안에서의 무게의 중심이 어느듯 집 사람에게로
더 나가가서는 아들 딸 소리 소문 없이 넘어 가고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외로움 서글퍼짐 허전함과 슬픔이
눈물이 되어 가슴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가정 내에서의 무게의 중심이 재빨리 이동 한다고 해서
서글퍼지고 허전한것 만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한 과정은 할아버지 때도 그러 했었고
아버지 때도 그러 했으며 아마 자식 때도 그러 하리라
나를 괴롭히는 것은 인생의 황금기인 젊었을 때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는 안타까움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내 젊은 때는 가정의 생활이란 없었습니다.
오로지 해바라기 하늘을 치솟아 오르듯
성공의 사다리를 부지런히 기어 올라가는 것이
인생의 최고의 목표로 알았습니다.
가정의 생활이란 오로지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위한
발판이며 징검다리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나 나이 들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정이 모든 행복의 원천이요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았습니다.
 
왜 그 때는 그런 생각을 못 했을까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시작부터
병치레가 잦은 아이로 태어나
가정의 행복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여러 가지 병을 달고 다니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인인 사람이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병마에 시달리고 삶의 무게에 힘들어 하고 버둥댈 때 마다
집 사람은 싫은 내색없이 내 곁을 지켜왔습니다.
 
아들, 딸이라 한들 당신이 없다면
누가 당신의 빈자리를 대신해 주며 굿은일을 도맡아 해 주겠소.
때로는 아들, 딸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단지 하나의 정물과 같다고 느끼면서 살아 왔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좋던좋지 않던간에 그런 아쉬운 세월도 이미 지나가고
당신도 이제는 예전과 달리 많이 늙고 병들어 가고 있군요.
아니 총명하던 당신은 어디가고 치매에 가까울 정도로
멍하니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니
온 몸이 쑤시고 저리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 그러려니 이해가 되지만 불편한 심기는 어이 하리요.
어느때는 이해 해 주고 보듬어 주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와는 반대로 전과 다름없이 나를 시중 들어주고 위해 달라고
아이들처럼 보채다니 나라는 사람은 참 대책 없는 사람입니다.
한편으로 철없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왜 아직도 철들지 않고 이 모양인지
곧 후회하고 뉘우치며 용서를 비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면서 당신은 아프지도 않는 철인으로 여겨 왔습니다.
이제야 뒤 늦게나마 알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을 얼마나 괴롭히고 힘들게 해 왔는지
당신은 나의 귀한 반 쪽 입니다.
하기에 내가 힘들고 지칠 때 마다 당신이 내 곁을 지켜주었듯이
이제는 내가 당신을 지켜 줄 차례인가 봅니다.
그동안 당신에게 서운하게 했던 모든 일 다 용서해 주시오.
그리고 당신이 내게 베풀어 준 아주 작은 일이라고 감사하며 살리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비록 하찮은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다 들어 주겠노라고 다짐합니다.
 
이제는 나이 들어 젊었을 때처럼
열정적인 사랑은 못 하더라도
좋은것을 보면 기뻐하고 슬픈것을 보면 눈물 흘리는
그런 순수한 사랑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런 사랑으로 당신을 안으리라
저녁노을 일곱 빛 무지개가 붉게 물든 하늘을 아롱거릴 때
우리 노년도 건강하고 무지개와 같이 아름답게 동행합시다.
사랑 합니다. 당신을~~
 
 
 
  
 
*모발랜드 강남멋장이 여의도사랑*
 

 

출처 : 아름다운황혼열차(黃昏列車)
글쓴이 : 모빌랜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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