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49제에..
어머니와 마님의 49제에 붙여서...
어머니 기리고 마님!
오늘로서 이제 두분을 보내드리게된 이슬픈 심정을 어찌 말로써 다 아뢰겠습니까?
사람이 나고감이 두분 어른께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므로 편한마음 으로 보내드림이 도리겠으나,
두분께서는 평생을 오로지 자식을 위해 남다른 질곡의 삶을 사셨음을 잘알기에 저희곁을 떠나신지 49일된 오늘도 이렇게 두분 보고싶어 웁니다.
어머니!
여자나이 38이면 인생의 즐거움을 조금 알기 시작할 나이거늘
아버님 만나 10여년 잠깐 행복을 느끼시고는 그이후 50여년을 밝은 햿살 한번 못 받으시고 살아오셨습니다.
어느해 겨울 컷다고 해봐야 철없기만한 18살 큰아들에게 과일 한상자,생선 두어짝 실은 구루마를 끌게하고
당신께서는 뒤에서 밀며 생전처음 ‘여자는 남편을 잘만나야 고생안하는법’이라고 처음 아버님을 원망하셨습니다.
때마침 내리는 폭설에 20리 산속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어머님과 끌어않고 많이도 울었습니다.
어느날은 오가는 사람도 드문 산길에서 머리에 인 다라를 내려놓고 쉬고싶어도 다시 이어줄 사람 없어 부러질 것 같은 목을 버티며 고개넘어 신수리 인가 처마밑에서 양말도 벗겨진채 오들오들 떨며 아들의 마중을 기다리셨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큰아들은 맹세 했습니다.
큰아들에게는 오로지 어머님과 동생들을 위한 인생만이 있을뿐이라고..
그이후도 어머니에게 단 한번도 삶에서 즐거움은 없으셨습니다.
지금은 흔하디 흔하게 가정을 두고도 밖에서 다른사람과 즐거움을 찾는데 그시절 어머니나 마님은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를 지언정 저희 곁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오로지 자식,자식. .
몇푼안되는 용돈조차 당신은 쓰시지 않으시고
늙어가는 자식들 병들면 안된다고 보험을 들어주시고
당신의 아픈몸 두고서 전화한통 없는 자식에게 원망보다는 걱정을 먼저 하신 어머니. .
이런 어머니께 저희 자식들은 아무것도 해드린 것 없었음을 엎드려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말년조차 어머님은 저의 무릎에서 돌아 가시게한다는 다짐도 못지켜 드리고. .
그래도 부처님의 제자이신 사위의 공경을 받는데 서운함을 덜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아범왔어? 하는 소리..
한시라도 더같이 있고 싶어 하시고,
그저 아들한번 더보고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아들방을 들락날락 하시던
어머니의 외로움도 이제 헤아려 드릴수도 없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듯 지금도 작은 단지안에 계신 어머니 보고싶어 죽겠습니다.
이제는 생전의 말씀대로 훌훌터시고 아버님 만나 마님 사장어르신 내외분과 다정하게 지내시며,함께 자식들 보살펴 주시옵소서.
애고자 병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