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데..

외사촌 누이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東江 2018. 9. 26. 22:03

금순이 누이. 나 병만입니다.

누이는 나보다 2살 위라고 들었으니 네다섯살이었고

나는 세 살때 어머니등에 업혀 평강 외갓집에 잠깐 다니러 가셨을 때 보았다니 60여년 세월지나

70이넘은 지금에서는 서로의 모습을 그릴수는 없지만

누이에 대한 그리운정은 항상 간직하고 있답니다.

누이에게는 고모이고,고모부인 나의 아버지,어머니 두분다 고향을 떠나 오신후

친인척 하나없는 상태에서 세상을 살아오시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 부모형제에 대한 그리움이었다고 늘말씀하셨답니다.

특히나 외삼촌과 단둘뿐이 오누이 사이에 외삼촌이 하나뿐인 누이동생인 우리 어머니를 그렇게 아껴주셨답니다.

어머니가 외삼촌과 같이 공부하고싶다고 하시니까

외삼촌이 선생님께 얘기해서 한책상에 앚혀서 공부하게 하실정도고,

어머니 또래보다는 한시도 외삼촌을 놓지않고 외삼촌 친구들과만 어울려 다니셨고 어머니가 이곳으로 결혼하셔서 멀리떨어져서는 자주보지도 못하고, 힘들게 산다고 늘안타까워 하셨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풍문에 외삼촌이 돌아가셨을꺼라는 소식을 듣고는 밤새 통곡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누이밑으로 나와 동갑이거나 한 살정도 아래일것 같은 은순이 누이가 있었고,

후에 또하나 딸났다는 소식을 들으셨다기에 내가 그랬습니다.

그러면 이름이 동순이겠다고요,

저의 아버지는 40대에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갖은 풍상을 겪으시며 저희 사남매를 키우시고는 이제 편안히 자식들의 공경을 받으실 즈음에 얼마전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외할아버지,외할머니,그리운 외삼촌,동갑네인 외숙모 얘기를 끄내실때면 멍하니 북쪽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우시면서

나죽으면 어른들은 못모셔도 친정조카인 누이를 꼭찾아 에미대신 애껴주라고 당부하셨답니다.

누이.언제 만날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어른들의 한을풀어드려야 하지않겠어요?

외동딸 멀리보내고 수십년간 애처러움에 눈도 제대로 못감고 돌아가셨을 외할아버지,외할머니 그리고 외삼촌앞에 따뜻한 곡차올리고 어머니의 한을 대신 여쭙고싶습니다.

그때까지 누이도 굳굳하게 사시라요.